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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철쭉 향연 기대만발 - 남해 망운산

 

 

 

아직 겨울의 냉기가 남아있는 2월말

코로나19로 인해 가족들의 늘어가는 뱃살을 걱정하던 중 급하게 정한 등산일정.... 

그것도 '오늘 한번 빡세게 운동이나 해보자'라는 목표하에 선택된 남해의 최고봉 '망운산'

 

<망운산 전망대>

 

남해에서 최고 높은 해발 786m의 산으로 봄이면 철쭉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망운산 안내도]

 

망운산을 오르려면 5개의 코스가 있는데 난이도와 거리에 따라 등산 시간은 1시간 20분 ~ 4시간까지 다양하다.

우리는 출발시간이 늦어 비교적 짧은 시간인 제1코스를 선택했다. (물론 짧은 시간만큼 난이도는 힘들거라 예상했었다.)

 

[망운산 제1코스 초입]
[망운산 1코스 초입 - 화방사]

 

제1코스는 화방사를 통해 가야한다. 절을 들어서자 고즈넉한 분위기와 코로나19는 1도 생각나지 않아 세상과 단절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화방사 - 등산로 가는 길]

 

제1코스는 화방사 대웅전을 가로질러 절 뒷편에 등산로가 만들어져 있었다. 등산로로 향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절 내부를 구경 할 수있다. 

 

[옹이에 박혀있는 쓰레기]

 

며칠 전 비가 왔던 탓에 바닥은 거의 젖어 있었다. 또한 거리가 짧은 만큼 경사도 가팔라서 미끄러지기 일수였다. 덕분에 등반 초반부터 체력을 많이 소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산화에 덕지덕지 붙은 진흙을 털어가며 정산을 향해 한발한발 내디뎠다. 

산속에는 생각보다 햇빛이 없고 능선을 넘어 불어오는 강력한 바람 때문에 금방 몸이 식어 두터운 외투를 다시 꺼내 입었다. 망운산은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불어 바람막이와 따뜻한 물은 필수인 것 같다.

 

<망운산 - 정산인줄 착각한 아이들>

 

능선의 끝이 보이기 시작할 때 아이들은 그곳이 정상인줄 알고 막 뛰기 시작했다. 넓은 터에 도착한 애들은 아직도 등반 중인 나를 보며 만세를 외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곳은 정상이 아닌 망운산 코스의 또 다른 시작점 (철쭉군락지)이며 화방사에서 자가용으로 망운암까지 갈수 있도록 만들어진 도로였다. 아이들은 그 곳에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를 보며 '차를 타면 올라올수 있는 길인데 왜 걸어서 왔냐? 또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하냐?'를 물어보고 망연자실했다.  

 

<망운산 - 철쭉 군락지 초입에서>

 

철쭉 군락지에서 망운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계단으로 되어 있어 그나마 한결 수월하게 등반 할 수 있었다. 철쭉은 아직 봄이 오지 않아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었지만 군락지 면적은 아주 넓어 철쭉이 만개하면 꼭 다시한번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망운산 - 철쭉군락지>

 

철쭉 군락지에서 망운산 정상까지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진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쉬엄쉬엄 주변 경치를 만끽하며 정상까지 천천히 올랐다. (군락지에서부터 정상까지는 곳곳에 뷰 맛집이 있어 천천히 돌아보며 오를 것을 추천한다.)

 

<망운산 정상>

 

등산로의 상태, 오랜만의 등산에 지친 아이들....여러가지 요소로 인해 계획 시보다 많은 시간이 지나 정상에 도착했다. 아직 매서운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었다. 강풍으로 인해 머리카락은 미친 듯이 널뛰고 있었고 사실 배도 약간 고파 사진은 단체컷 2회만 촬영하고 바람의 영향이 제일 약한 곳에 자리를 잡아 싸가지고 간 음식들을 나눠먹었다.  다들 시장했는지 특별한 말 한마디 없이 음식을 마시고 있었다. 주위에 까마귀가 무리를 지어 사람이 남기고 가는 음식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하늘을 향하는 등산로>

 

앞서 말했듯이 예상 시간보다 1시간 30분 정도 더 늦어져 소화가 채 되기도 전에 하산을 하기 시작했다. (바람이 더 강력해져 더 추웠었다.) 하산은 예상 시간보다 훨씬 빨리 마무리 되었다. 중간에 아들 녀석이 화장실이 급하다 하여 빠르게 뛰어 내려 온 덕분이다. 

 

<화방사 - 불이나케 하산 중인 아들>

 

짧은 등산 시간, 어렵지 않은 코스. 경남 근교에 가볍게 다녀 올수 있고 온 가족이 함께 할 등산 코스를 찾는다면 남해 '망운산'을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