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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천 각산 - 바다, 케이블카, 낙조를 만날 수 있는 산

삼천포 앞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사천 각산에 다녀왔다. 

<각산에서 바라본 삼천포 앞바다>

등반 시간은 짧고 코스가 힘들어 짧은 시간에 굵은 땀방울을 흘릴 수 있는 곳이다. 몇 주째 계속되는 산행에 애들의 체력도 향상되고 좀 더 힘든 코스도 한번 맛 보여주고 싶어 이 곳을 택했다. 

각산은 해발이 408m 밖에 되지않아 운동하기 좋은 나지막한 산으로 인근 주민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그리고 외부 관광객들에게는 각산이라는 곳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고 오히려 이 산에 설치된 사천 해상 케이블카가 더 유명하다. 또한 이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각산 정류장에서 내려 전망대까지 쉽게 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등산객이 생각보다 많이 없었다. (산을 오르고 내리는 동안 고작 5명의 등산객을 만난 것이 전부다.)

각산 등산 코스는 6가지가 있는데 우리 가족은 그 중에 등산 시간이 제일 짧은 1.1km 코스 (용운사> 송신탑> 전망대)를 선택했다. 단 이 코스는 거리와 시간이 짧은 대신 가파른 경사로 인해 가장 힘든 곳이었다. 애들은 등산로 초입의 오르막길을 보고 출발할 때의 자신감 온데간데없이 바닥에 털썩 주저 앉고 말았다. (갈길이 구만리인데 벌써 지치다니.)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달콤한 약속(?)을 몇 개 하고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다.

<오르막길을 보고 주저 앉은 아이들>
<오르막 길의 서막>

아들 녀석은 약 20분 정도 걸은 후에 덥다며 웃옷을 벋기 시작해 결국 반팔 티셔츠 하나만 입고 산을 올랐다. 산을 오르는 도중 마침 각산 산성이 있어 그곳에서 가지고 간 물로 목만 조금 적시기로 했다. 애들이 물을 마시는 동안 산성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정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래로 내려다본 삼천포 바다의 풍경이 등반 20분 동안 몸 밖으로 뿜어져 나온 나의 땀을 시원하게 날려 보냈다. 

<각산 산성 정자>
<각산 산성 옆의 바위에 올라 시원한 바람 맞으며 한컷>

"다시 출발" 이란 구호와 함께 우리 가족은 무거운 엉덩이를 땅에서 떼고 다시 출발하기 시작했다. 가파른 오르막 길에 굴러다니는 돌도 많고 그 돌위에 떨어진 낙엽들 때문에 아이들은 많이 미끌리고 발도 헛디뎌서 몇번이고 넘어질 뻔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내려올 길이 더 험난할 것이라는 걸 느꼈다. 약 10여분을 걸어 각산 정류장 근처에 다다랐을 때 바다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듯한 케이블카들을 만났다. 워낙 가깝게 지나가는 터라 애들의 장난스런 인사 소리가 케이블카 안까지 들렸는지 승객들과 서로 인사를 주고받았다.

<등산로 위를 지나가는 케이블카>

약 1시간이 지나 정상에 도착했다. 연속되는 오르막길에 쉬는 시간이 많아 예상보다 20분 늦어졌다. 하지만 난코스임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정상에 도착한 것만으로 만족한다. 각산 정상에는 전망대, 봉수대, 봉수군 막사 등의 볼거리와 사진 촬영을 위해 조성해 놓은 포토존이 있다. 

<각산 정상에서>
<각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삼천포 앞바다>
<봉수군 막사>
<사랑이 이루어지는 나무???>
<포토존>
<셀프 촬영을 위한 카메라 거치대>

일몰 시간이 다가올 때 우리는 아름다운 낙조를 뒤로하고 하산을 준비하였다. 돌과 낙엽으로 인해 미끄러운 길 때문에 하산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져 해가 거의 떨어지고 나서야 출발지점이었던 용운사에 도착했다. 시간 조절을 실패한 탓에 서둘러 내려온다고 나는 물론이고 애들도 많이 힘들었다. 내리막 길을 빠른 속도로 내려오니 허리 통증은 더 심해져 그때부터 오른쪽 다리가 저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아무 사고 없이 용운사에 도착해 시원한 물도 한잔 마시고 용운사도 둘러보았다. 고즈넉하니 산속에 어울리는 사찰이었다.

<용운사에서>
<용운사에서>
<꼭 한번씩 보이는 버려진 생수통>

이번 등산은 아쉬움이 좀 많이 남았다. 계획할 때 좀더 알아봤더라면 훨씬 수월하고 멋있는 풍경도 많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코스도 여러 가지가 있어 시간과 체력에 맞게 선택하면 더 쉽고 재미있는 등산이 될 것이다.

<각산 등산 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