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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이산 - 만추가 기다려지는 곳

<마이산 - 숫마이봉>

어김없이 이번 주도 산보를 떠났다. 말(馬)의 귀(耳)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전라북도 진안의 마이산이다. 이 곳 역시 산행 거리가 짧아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들이 충분히 쉬엄쉬엄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아침에 늦장을 부렸더니 오후 1시 즈음에야 도착을 했다. 오늘 산보의 목적지는 은수사다. 진안에서 은수사로 가는 길은 남부주차장, 북부 주차장 이렇게 2곳이 있는데 우리는 남부주차장에서 출발을 했다. 사실 북부 주차장은 마이돈 테마공원, 연인의 길 등 볼걸리가 많지만 은수사까지의 거리가 짧아 조금 더 운동을 하기 위해 일부러 남부주차장을 선택했다. 우리의 산보 코스는 남부주차장->매표소->금당사->탑사->은수사이다. 집에서 늦은 아침을 먹고 출발했기 때문에 별도의 식사 없이 화장실만 다녀온 후 곧바로 산보를 시작하였다. 

<깔끔하게 정리된 마이산 탑사가는 길>
<시식용 오란다 과자>
<매표소>

주차장을 나오자 마자 초입에 지역 특산물 판매처, 식당가 등 예상외로 등산로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곳곳에 파는 지역 특산물 무료 시식장소도 있어 그곳에서 시식으로 혹시나 찾아올 시장기를 미연에 방지했다. 특히 시식으로 먹은 계피향 나는 수제 '오란다'는 별미 중에 별미로 산행 내내 내 머릿속을 맴돌며 침샘을 자극하더니 하산하여 차에 타려는 나를 오란다 판매장으로 인도했다. 그리고 끝내 내 손에는 오란다 한 봉지가 들려 있었다. 그리고 금당사 출입 전 본격적인 등산에 들어가기 전 매표소가 있다. 티켓 발부 여부를 아주 꼼꼼히 확인하시고 티켓 구매 방법도 친절히 알려주신다. (티켓은 카드 결제 절대 불가하여 현금을 챙겨가야 한다.)

<마이산 관광 해설>

그리고 매일 오전 11시, 2시 마이산 석탑군 광장에서는 마이산 관광해설도 한다고 하니 시간 맞춰 한번 들어보는 것도 매우 유익할 것 같다.

<노란색 물감을 흩어 넣은 듯한 은행나무>
<붉게 물든 단풍 앞에서>
<마이산이 보이는 호수 - 탑영제>
<마이산이 보이는 호수 - 탑영제>

탑사 가는 길목 길목 알록달록하게 변한 나뭇잎들을 감상하고 사진도 찍으며 열심히 걸었다. 평소 집안에 있을 때도 애들과 대화를 하지만 이렇게 좋은 공기 마시고 멋진 경치 감상하며 흐르는 땀 닦으며 걷다 보면 평소와는 사뭇 다른 주제로 대화를 많이 하게 된다. 비록 깊고 심오한 대화는 아닐지라도 이 순간만큼은 애들과 제일 가까운 친구가 되는 것 같다.

< 돌쌓기 - 탑영제>
<풍물놀이 - 탑영제>

마이산이 보이는 호수 주변에 구경 할 것들이 많아 심심하지가 않다. 자주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때마침 신명 나게 놀고 있는 풍물놀이를 구경할 수 있었다. 

<양심까지 버리고 간 관광객>

한 참을 걷던 중 아들 녀석이 웃으며 나무 한 그루를 가리킨다. 나무 가지 틈 사이로 버려진 지 꽤 오래돼 보이는 옥수수와 아직 바삭함이 살아 있는 튀김이 꽂혀 있었다. 자기가 가지고 온 쓰레기는 자기가 처리해야 한다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것인데 양심까지 버리고 간 관광객 때문에 잠시 눈살이 찌푸려졌다.

<마이산 등산 안내도>

탑사 가는 곳곳에 등산로 안내도가 보이는 데 봉우리까지 생각보다 많은 경로가 있었다. 우리는 등산로가 아닌 탐방로를 이용하여 탑사까지 가는 코스다. 만약 혼자서 온다면 다양한 등산로 코스로 등산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마이산>
<틈틈이 쉴곳도 많은 탑사 가는 길>
<탑사 입구>

출발 지점에서 이것 저것 구경하다 약 30분 정도 후에 탑사 입구에 도착했다. 이 탐방로를 걸어오면서 느낀 건데 여긴 화장실도 많고 앉아서 잠시 쉬어 갈 수 있게 휴식 공간도 많았다. 쉽고 편리한 시설 때문인지 몰라도 최근 방문한 산중에 외국 관광객이 제일 많았다. 특히 중국 사람....

<탑사 전경>
<탑사 전경>

입구를 지나자 마자 멋지고 약간은 기이한 탑사가 나왔다. 산도 산이지만 하나하나 쌓아 올린 돌탑들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이 돌답은 이갑룡 처사가 세웠다고 한다. 

<섬진강 발원지 용궁>

그리고 새롭게 안 사실하나....이 곳이 섬진강의 발원지라고 한다. 이 곳에서 시작된 물이 경남 하동까지 흘러간다.

<무서울 정도로 기이한 탑사의 능소화>
<탑사의 단풍>
<마이산 돌탑>

천천히 주위를 구경하며 탑사 끝쪽까지 올라갔다. 무서울 정도로 기이한 능소화와 하늘에서 빨간색 물감 한 방울을 흘려 놓은 듯한 단풍 그리고 태풍이 불어도 끄떡없다는 웅장한 돌탑들.... 볼거리 많아 심심하지가 않았다. 

<탑사를 내려다 보며>

시간이 지나니 발 딛일 틈도 없이 관광객이 몰려왔다. 중국인들이 이렇게 많은 산은 처음이었다. 주위에 많은 외국인들과 생소한 풍경 때문에 마치 내가 외국 관광지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외국인들도 나와 같이 기이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을는지 모르겠으나 중간중간에 내뱉은 말은 분명 감탄사였다. 

애들은 오로지 돌답에만 관심이 있었다. 저 거대한 돌탑에 돌이나 하나 더 얹어보려는 욕심에 한 손에는 주먹보다 작은 돌을 욺 켜지고 다녔다. 하지만 돌탑에 돌을 쌓지 말라는 경고문을 본 후 목적 상실한 표정을 지으며 지속적으로 하산할 것을 요청했다. (오늘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은수사까지인데....)

<은수사 가는 길목에서>

탑사를 나와 최종 목적지인 은수사로 향했다. 아들 녀석은 더 이상은 못 가겠다고 주저 앉았지만 엄마의 적극적인 딜(deal)에 다시 바지를 털고 일어나 은수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은수사>
<은수사 입구에서 바라본 숫마이봉>
<640살 은수사 청실배나무>

은수사라는 이름은 태조 이성계가 이 곳을 지나다가 물을 마셨는데 물이 은같이 맑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또한 이곳에 640년이 된 천연기념물 제386호 청실배나무가 있는다. 이것 역시 조선 태조가 연관이 있는데 태조가 이곳 마이산에서 기도를 드렸다는 증표로 씨앗을 심은 것이 자라서 지금의 청실배나무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이곳에 암마이봉으로 가는 등산로와 북부 주차장으로 가는 탐방로가 있다. 욕심을 내서 북부주차장쪽으로 가고 싶었으나 애들의 결사반대로 그냥 왔던 길로 되돌아 내려갔다.

<마이산 타포니>
<타포니에 대한 설명>

탑사에 있을 때 내내 보지못하다가 은수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우연히 마주한 '타포니'. '풍화혈'이라고 불리는 타포니는 오랜 시간 물과 바람에 의해 깎여 나가며 생긴 것으로 이렇게 거대한 규모는 세계적으로 드물다고 한다. 

모든 구경을 끝내고 하산하는 길에 이것도 산행이라고 시장기가 있어 식당을 찾아 헤메였다. 이 곳은 거의 등갈비 구이 특수 지역인 마냥 식당마다 간판 메뉴로 등갈비 구이를 내걸고 있었다. 때마침 식당 직원이 나와 '오랜 시간 등산하느라고 수고하셨다며 우리 식당에 가서 편안하게 발 뻗고 맛있는 식사하고 가시라'는 그 다정한 멘트에 이끌려 우리는 어느덧 식당 안으로 들어가 주문을 하고 있었다. 

직원의 추천을 받아 커플 2인상과 애들 먹을 밥 2 그릇, 동동주 반절로 주문했다. 운전을 해야 하는 나는 동동주는 마시지 않고 와이프만 그 많은 양의 동동주를 국물 삼아 마셔버렸다.

모든 일정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둘러보니 어느새 가을이 더 깊숙히 들어와 있었다. 입동 (11월 8일)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초등학교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깊어가는 만추를 만끽하러 '마이산' 한번 다녀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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